2007년 05월 24일
2nd RING : 제022화 「방일(來日)」
五十四
"이번에 독일에서 세컨드 칠드런이 오게 됐어."
미사토가 그렇게 말을 꺼낸 것은 저녁 식사의 뒷정리를 마치고 거실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을 때의 일이었다.
신지와 레이는 소파에 앉아 TV 를 보고 있었다.
레이는 매일 거르지 않고 카츠라기 댁에 와서 식사를 한다.
언제인가 식사를 하는 레이에게 신지가 말을 건넸던 적이 있었다.
"……아야나미, 맛있어?"
레이는 얼굴을 들어 신지의 얼굴을 본다.
신지는 살며시 미소지으며 레이의 얼굴을 보고 있다.
"……맛있어."
"그래…… 다행이다. 아야나미는 별로 그런 말을 잘 안 하니까…… 혹시 맛없다거나 하면 어쩔까 걱정했거든."
"이카리 군의 요리는 전부 다 맛있어."
분명하게 레이가 말한다.
레이는 신지의 눈동자를 응시하고 있다.
신지는 한 순간 놀란 듯이 레이를 보고, 그리고 쑥스러운 듯이 수줍게 미소지었다.
"그, 그래? ……그렇게 말해 주니까 나도 기쁜걸. 역시 요리는 맛있게 먹어 주었으면 하니까……"
레이는 가만히 신지를 응시하고 나서 입을 열었다.
"……이카리 군."
"왜?"
"요리하는 거…… 즐거워?"
"어? ……아아, 응∼ 어떨까……. 그치만 요리 그 자체가 즐겁다는 것도 그렇지만, 역시 누군가가 자신의 요리를 먹어 준다는 것이 즐거운 걸 거야, 분명히."
"……먹어, 준다……"
아주 조금 시선을 깔면서 생각하는 듯이 입을 다무는 레이. 신지는 그것을 신기하다는 듯이 응시했다.
"왜 그래, 아야나미?"
"……이카리 군."
"응? 왜?"
"……나도, 요리하고 싶어."
"어?"
신지는 레이의 얼굴을 보았다.
레이는 얼굴을 숙인 채 눈을 치뜨고 신지의 눈을 응시한다.
"그렇게 하면…… 이카리 군, 먹어…… 줄 거야……?"
"……무…… 물론이야!"
기쁘다는 듯이 신지는 대답했다.
레이가 만든 요리를 먹을 수 있다. 그것도 물론 기쁘다.
더군다나 레이가 「요리를 만든다」는 행위…… 아니, 오히려 「요리를 다른 사람에게 먹게 한다」는 행위에 흥미를 보인 것이 신지에게는 기뻤다.
"고마워……"
레이도 미소짓는다.
"아야나미, 요리해 본 적은 있어?"
레이는 고개를 옆으로 설레설레 흔든다.
"그렇구나…… 그럼 앞으로 내가 요리를 가르쳐 줄게. 저녁은 둘이서 만들고…… 익숙해지면 가끔씩 교대로 만들어 보자. 그걸로 괜찮지?"
이카리 군이…… 요리를, 가르쳐 줘.
레이는 기쁜 듯이 미소지었다.
"응…… 가르쳐 줘…… 이카리 군."
그리하여 레이는 신지가 저녁 식사 만드는 것을 돕게 되었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있어, 저녁 식사를 레이가 전부 다 차릴 수 있을 정도까지는 되지 않는다. 그러나 천성적으로 맛치인 미사토와는 달리 레이는 단순히 지금까지 만들어 본 적이 없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레이는 신지가 가르쳐 준 것을 모래가 물을 흡수하듯이 익혀 나간다.
신지는 가벼운 놀라움과…… 이해가 빠른 제자를 가진 기쁨으로 그런 레이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야기를 되돌리자.
그런 이유로 여느 때와 같이 식사를 마치고 미사토가 맥주, 뒷정리를 마친 신지와 레이가 차를 마시면서 거실의 소파에 앉아 있을 때 조금 전 미사토의 이야기가 튀어나온 것이다.
"이번에 독일에서 세컨드 칠드런이 오게 됐어."
"! …… 그렇군요……"
"………"
신지와 레이의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신지는 놀라움을 가지고 미사토의 말을 맞이하고 있다.
그에 반해 레이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신지 옆에서 느긋하게 차를 홀짝거리며 마시고 있었다.
"뭐야아∼ 레이…… 동료가 온다는데, 조금 더 놀란다거나 기뻐한다거나…… 뭔가 반응은 없는 거니이?"
미사토가 심술궂게 말을 건다. 그러나 레이는 미사토를 한 번 흘낏 보더니
"……관계없으니까요."
라고만 대답했다.
신지는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스카……
신지의 뇌리에 붉은 플러그 슈트를 입은 소녀의 모습이 떠오른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원피스를 펄럭이며 뒤돌아보는 아스카.
해질 녘 공원에서 벤치에 앉아 있던 아스카.
눈에 눈물을 글썽거리며 엄마를 잠꼬대로 불렀던 아스카.
벌레를 씹은 듯이 노려보며 자신을 큰소리로 호통쳤던 아스카.
키스하고 나서 세면소로 뛰어들어가 양치질을 했던 아스카.
팔에 점액 관을 꽂고 공허한 눈동자로 천장을 응시하는 아스카.
짐승처럼 포효하며 양산기에게 덤벼드는 아스카.
……붉은 호숫가에서 서서히 움직이지 않게 되어 가는 아스카…….
신지는 무릎 위에 얹은 주먹을 힘껏 움켜쥐었다.
생각해 내고 싶지 않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된다. 절대로.
아스카가 그런 일을 겪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해서라도…….
아스카를 구해야만 돼!
"……왜 그래, 신짱?"
미사토의 목소리에 퍼뜩 얼굴을 들었다.
미사토가 의아하다는 얼굴로 신지를 응시하고 있다.
"……이카리 군."
옆을 보니 레이가 걱정스러운 듯이 신지를 보고 있다.
신지는 당황하여 고개를 가로저었다.
"앗…… 아뇨, 아무 것도 아니에요. 잠깐 딴 생각을 하느라……"
"뭐, 상관없지만…… 정신 차리라구."
신지의 태도가 의심스럽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으나, 미사토는 그 이상 깊게 추궁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이호기와 함께 항공모합을 타고 오게 되거든∼"
"오버 더 레인보우 말이군요."
"! 자, 자세히 알고 있네."
"어, 아, 아뇨, 얼마 전에 켄스케가 뭔가 그런 항공모함이 온다고 해서……"
당황하여 변명하는 신지.
"흐∼응…… 뭐, 괜찮지만. 그래서…… 레이."
"네."
미사토에게 이름을 불려 대답하는 레이.
"레이는 함께 오버 더 레인보우에 가 줘야겠어."
"에엣!"
놀라움의 소리를 지른 것은 레이가 아니라 신지였다.
미사토도 레이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신지의 얼굴을 보고 있다.
"……왜 그래, 신짱?"
미사토가 신지에게 말을 건다. 신지도 그 말에 겨우 현실로 되돌아왔다.
"앗…… 아뇨, 저기…… 저는?"
"어? ……그야, 사도가 오면 어쩌려구. 칠드런 중 한 사람은 제3 신 토쿄시에 남아 줘야지."
"아뇨, 저기, 그렇기는 한데…… 그럼, 어째서 제가 아니라 아야나미예요?"
"신짱, 가고 싶은 거야?"
"그런 건 아니지만……"
"싱크로율도 높고 전투경험도 있는 신짱을 남겨 두는 건 당연하잖아?"
"네……"
지난번 세계에서는 분명히 신지가 오버 더 레인보우까지 갔던 것이다.
그것이 이번에 갈 수 없게 된 것은 전적으로 신지의 성적이 좋기 때문이다.
지난번도 이번에도 레이에 비해 신지의 컨디션이 좋다는 것은 다르지 않다. 다만 이번에는 「너무 좋은」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신지를 남기는 것이 당연하며…… 본부가 아니라 항공모함이 사도에게 습격 당한다는 사실은 겐도우와 후유츠키, 리츠코 등 극히 일부의 인간만이 아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신지를 데려가는 것은 너무나도 부자연스러웠던 것이다.
물론 미사토도 모른다. 그래서 「칠드런을 데리고 가도록」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당연하다는 듯이 레이를 데리고 갈 것을 신청한 것이다.
"뭐야아, 신짱…… 그렇게나 세컨드 칠드런을 만나고 싶은 거니이?"
미사토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말한다. 신지는 미사토가 말하는 의미를 처음에는 알 수 없었다.
"네? 뭐…… 그런대로."
"뭐니이, 신짱, 그녀에 대해서 누구한테 들은 거야? 역시 미인이라고 하니까 만나고 싶어져어?"
흠칫.
레이가 희미하게 몸을 떤다.
그러나 신지를 놀리는 미사토와, 이제서야 깨닫고 당황하는 신지는 그 사실은 깨닫지 못한다.
"엇…… 아, 아뇨, 아니에……"
"역∼시, 얕볼 수가 없는걸. 뭐, 신짱 멋있으니까∼ 의외로 잘 어울리는 커플일지도 모르겠네에."
"응…… 무, 무슨 말을……"
횡설수설하는 신지. 미사토는 그런 신지를 보고 더욱더 악마스러운 놀리기에 박차를 가한다.
"그녀도 신짱을 보고 첫눈에 뻑 가 버릴지도 몰라아."
"아, 아스카가 그렇게, 될 리가 없잖아요!"
신지는 쉴새없는 미사토의 놀림과 추궁이 올 것이라 생각하여 필사적으로 자기 페이스의 재구축과 임전태세의 완비를 시도하며 대비를 했다.
그러나 미사토의 말은 쫓아오지 않는다.
몇 초의 정적 뒤, 그제서야 불가사의한 현상을 깨닫고 신지는 조심조심 미사토의 얼굴을 보았다.
미사토는 멍청한 얼굴로 놀라움을 그 눈에 드러내면서 신지를 응시하고 있었다.
(어랏…… 나 뭔가 이상한 말을 했나……)
신지는 방금 전 입에서 튀어나간 자신의 말을 떠올릴 수가 없다.
끝내 대처하지 못하고 생각에 잠겨 있는 신지에게 이윽고 미사토가 멍해진 듯이 말을 걸었다.
"……신짱."
"네, 네?"
"……아스카를, 어떻게 알고 있지?"
"네?"
몇 초의 시간차.
"어떻게냐니…… 어? 저기……"
"나, 아스카에 대해서는 가르쳐 준 적이 없었잖아. ……신짱, 어째서 그 아이의 이름을 알고 있는 거야?"
급속히 신지의 머릿속에 방금 전에 자신이 엉겁결에 외친 대사가 되살아난다.
「아, 아스카가 그렇게, 될 리가 없잖아요!」
앗…… 아뿔싸, 그렇구나앗……!
"……드, 들은 이야기에요, 들은 이야기!"
당황하여 들러붙은 듯한 웃음과 함께 대답하는 신지.
그러나 미사토의 의혹은 풀리지 않는다.
"누구한테?"
"넷? 저어기, 그러니까……"
"나름대로 기밀사항인데 말이지이?"
"저, 저어, 기…… 그게……"
미사토는 신지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듯이 의심으로 가득한 시선으로 신지를 보고 있다.
흘낏 옆으로 시선을 옮기자 마찬가지로 레이도 미심쩍은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다.
레이는 신기했다.
어째서 신지가 아스카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인가?
누군가가 알려 주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신지 쪽에서 조사했다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어째서 이카리 군은 세컨드 칠드런에 대해서 조사한 것일까?
단순한 호기심?
……과연, 정말로 그런 것일까?
……이, 괴로운 것 같은, 짓눌리는 것 같은…… 이 감정은 무엇일까.
이카리 군과 만나게 되어서, 나는 괴로움과 아픔을 동반하는 감각을 몇 번인가 느껴 왔다.
……히카리 양은 이카리 군을 좋아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라고 말했었다.
……지금, 처음으로 느끼는 괴로움.
여느 때의 아픔이나 괴로움과는 다른 싫은 감각.
……이것도, 이카리 군을 좋아하기 때문에 느끼는 아픔인 것일까……?
미사토와 레이에게 말그대로 꿰뚫는 듯한 날카로운 시선을 받고 신지는 살아 있는 것 같지가 않다.
어쨌든 이 자리의 추궁을 벗어나기 위해서도 뭔가 대답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러한 기밀을 이야기해 줄 것 같으면서……
말해도 곤란하지 않을 것 같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고……
이 자리에서 한 거짓말에 말을 잘 맞춰 줄 것 같은……
………
………
………
아…… 그렇지.
"카…… 카지 씨에요."
"캇……
………
………
………
……카지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자기도 모르게 괴상한 소리를 질러 버리는 미사토.
레이는 의미를 알지도 못한 채 어리둥절해 있다.
미사토는 신지의 멱살을 잡고 잡아먹을 듯이 추궁했다.
"워, 워, 워, 워, 워째서어!? 어―째서 카지가아!?"
"저, 저기…… 그, 카지 씨는 아스카의 감시역을 맡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럼 어―째서 니네들 두 사람이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거냐구우!"
"아, 아, 아니…… 그게∼ 저기…… 비, 비밀……"
"장난까지마!"
"카. 카지 씨라면, 아스카랑 함께 오버 더 레인보우에 타고 올 게 분명하니까…… 그 때 물어보시는 게 어때요?"
"엑! ……오, 온다구!?"
미사토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굳어 버렸다. 신지의 멱살을 놓고 비틀비틀 두, 세 걸음 뒤로 물러선다.
등뒤로 테이블에 손을 짚고 신지의 얼굴을 얼빠진 듯이 쳐다보고…… 그러고 나서 크게 숨을 내쉬었다.
"아아∼…… 가기 싫어졌어……"
"카지 씨는 미사토 씨를 만나고 싶어하던걸요."
"! 카지이이이이∼! 대체 어디까지 얘기한 거냐아!"
"아, 아하하하하, 하……"
신지가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고민하는 동안에 미사토는 휘청거리며 자신의 방에 들어가 문을 꼭 닫아 버렸다.
덜컥 피로가 쏟아져서 신지도 바닥에 주저앉는다.
뭔가, 이상한 일이 되어 버렸는걸…….
죄송해요, 카지 씨…… 아무렇게나 말해 버렸어요.
카지 씨라면 분명히 잘 눈치채서 적당한 말을 둘러대 주……려나…… 응∼……
어쨌든……
이쪽에 돌아오면 입을 잘 맞춰 둬야겠어.
카지 씨!
부디 어떻게 잘 극복해 주세요∼!
시야에 레이의 발이 들어왔다.
신지가 올려다보니 레이가 곁에 서서 신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아야나미?"
"……이카리 군…… 이호기 파일럿이…… 신경 쓰여?"
신지는 당황했다.
"어? 뭐…… 저기, 응∼…… 같은 파일럿이니까."
"카츠라기 대위님은…… 미인이라서, 라고 했었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말하는 레이.
"에에에? 그, 그건, 미사토 씨가 놀리고 있는 거야. 난 그런 의도는 없어."
"……그래?"
"그래."
레이는 바닥에 앉은 신지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대로 신지의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얹는다.
갑작스러운 레이의 행동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영문을 모른 채 새빨개지는 신지.
레이는 개의치 않고 안심한 듯이 눈을 감았다.
……어째서 나는, 그렇게 괴로워졌던 것일까.
그리고, 어째서 지금, 이렇게 안심하고 있는 것일까?
무엇이 불안했던 것일까……
무엇이 행복했던 것일까……
……이것도 이카리 군을 좋아하기 때문에, 느끼는 마음인 것일까……?
五十五
신지는 NERV 의 대기실에서 소설을 읽고 있었다.
오늘은 일요일. 미사토와 레이는 아스카를 마중하러 가 버리고 없었다.
이번에는 토우지와 켄스케는 함께 따라가지 않았다.
훈련은 특별히 없다. 신지는 쉬고 있어도 좋았으나, 특별히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대기라는 의미도 담아서 NERV 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페이지를 넘긴다.
그러나 신지의 머릿속에는 문장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
지금쯤…… 벌써 아스카를 만났을 게 분명해.
카지 씨…… 잘 대처해 주었을까…….
가기엘…… 괜찮으려나.
아야나미랑 아스카는 전에는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았어. 아스카는 특히 아야나미를 싫어했었고.
그렇다는 건 둘이 한 자리에 앉아서 전투를 할 수는 없겠지.
괜찮을까?
뭐…… 아스카라면 괜찮으려나.
아야나미…… 괜찮을까…….
앗.
신지는 한 가지 기억에 이르러서 숨을 삼켰다.
잊고 있었다…….
오늘은 아야나미랑 데이트를 하러 갈 약속을 했었잖아.
아뿔싸…….
일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신지는 가볍게 머리를 감쌌다.
아야나미, 잊고 있는 걸까…….
……….
……그럴 리, 없나.
일이니까 말이야. 아야나미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따라간 거겠지.
……….
돌아오면 한마디 말을 걸어 줘야겠는걸.
데이트는, 다음 주가 되겠네…….
……하지만 아무 것도 생각해 두지 않았었으니까 조금 다행일지도…….
똑똑, 하고 대기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네?"
신지는 손에 든 문고책에서 시선을 올렸다.
"……신지 군, 잠깐 괜찮니?"
"리츠코 씨? 들어오세요."
푸쉬익 하고 소리를 내며 문이 좌우로 열렸다.
백의를 입은 리츠코가 들어온다. 손에는 B4 정도 되는 크기의 봉투를 들고 있다.
또다시 리츠코의 뒤쪽에서 문이 닫혔다.
"어쩐 일이세요?"
신지가 묻는다.
리츠코는 봉투 안에서 큰 사이즈의 사진을 꺼냈다.
"……이것을 봐 줄래?"
신지 앞으로 내민다.
거기에 찍혀 있는 것은 찌그러진 엔트리 플러그의 해치이다. 실험실의 실험대 같은 곳에 놓여 있다.
사진 아래에 써넣은 글씨가 있었으며, 야시마 작전의 날짜와 「영」이라는 글자가 갈겨쓰여 있었다.
"뭐예요, 이건?"
잠시 동안 사진을 바라보고 나서 모르겠다는 듯한 시선으로 신지는 또다시 리츠코를 보았다.
리츠코와 눈이 마주친다.
잠시 동안의 침묵.
"……어떻게 된 것인지, 설명해 주겠어?"
"네? 뭐가요?"
"봐 봐."
리츠코는 신지 앞까지 다가오더니 신지가 들고 있는 사진 위에 손가락을 댔다.
"엄청난 힘으로 찌그러져 있어.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인지…… 갈피도 안 잡혀."
"어…… 하지만…… 그거, 저도 전혀 갈피가 안 잡히는데요."
"신지 군…… 이것은 있지, 네가 레이를 구해 낸 다음에 남겨진 것이야."
"네에."
"그 때, 영호기의 엔트리 플러그 근처에 있었던 것은 레이와 너 뿐. ……네가, 한 거니?"
신지는 놀라서 리츠코의 얼굴을 보았다.
리츠코의 눈은 분명하게 신지의 눈동자를 포착하고 있다.
아무 것도 느껴낼 수가 없는 눈빛…….
"……에에에? 기,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간신히 말을 짜낸다.
"그럼 어째서 이렇게 되었다고 하는 거지?"
"모르겠어요…… 그 때는 아야나미를 구하고 싶은 일심으로…… 자세한 건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사도의 공격으로 이렇게 된 건 아닌가요?"
잠시 동안의 침묵.
신지에게는 공기의 점도가 급격히 증가한 듯한,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후우, 하고 리츠코가 숨을 내쉰다.
"……뭐, 좋아. 그렇다는 것으로 해 줄게."
"해 줄게 라고 하셔도……"
"신경 쓰지 마. 독서하는 데 방해해서 미안했어."
리츠코가 신지 앞에 오른손을 내밀었다. 한 순간 당황한 신지는 곧바로 리츠코의 의도를 깨닫고 손에 들고 있던 사진을 그 손에 되돌렸다.
리츠코는 사진을 다시 봉투 안에 넣더니 발길을 돌려 대기실을 나갔다.
푸쉬익.
문이 닫힌다.
신지는 어안이 벙벙한 듯이 닫힌 문을 응시하고 있었다.
……결국…… 뭐였던 거지? 리츠코 씨.
복도를 걸으면서 리츠코는 생각하고 있었다.
회수한 해치의 손잡이에는 뚜렷하게 파고들 정도로 신지가 입은 플러그 슈트의 퍼스널 마크가 남겨져 있었다.
그 해치를 신지가 잡은 것은 틀림없다.
신지가 그 자리에 도달했을 때 현장에 남겨져 있었던 것처럼 해치가 이미 뜯겨져 나가 있었다면…… 신지는 일부러 그것을 만졌을까?
그런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레이를 구하기 위해 해치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플러그 안으로 뛰어들어갔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신지가 해치를 잡게 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신지가 그 해치를 잡아뜯은 것이다.
그것 이외에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것이 가장 납득이 가면서……
가장 있을 수 없다.
五十六
신지가 집에 돌아오자 이미 레이와 미사토가 거실에서 쉬고 있었다.
"다녀오셨어요, 이카리 군."
레이는 기쁜 듯이 일어나더니 현관 쪽으로 걸어왔다.
"다녀왔어, 아야나미."
신지도 신발을 벗으면서 레이에게 미소로 답한다.
"그러고 보니 아스카랑 만났지? 어땠어?"
신지는 묻는다.
레이는 미소짓고 있던 표정을 스윽 지우며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피했다.
"그 사람…… 좋아하지 않아."
"그, 그래……"
으으∼응…… 어떤 식으로 만났던 걸까.
신경 쓰이는걸∼
"신짱, 아스카랑 만나는 거, 내일 밤이 될 거야. 훈련은 없지만 밤이 되면 둘 다 본부로 와야 돼."
미사토가 맥주캔을 기울이면서 말했다.
방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신지는 아야나미에게 속삭였다.
"미안해, 아야나미…… 저기, 오늘, 외출할 예정이었는데 말이야……"
레이는 팟 하고 신지의 얼굴을 보고 나서 볼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괜찮아…… 어쩔 수 없는걸."
"다음 주 일요일에는 어딘가 가자."
신지의 말에 다시 한 번 얼굴을 드는 레이.
……그리고 천천히 미소지었다.
"……응…… 기다릴게."
다음 날 방과후, 신지와 토우지, 켄스케의 세 사람은 여느 때와 같이 오락실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오늘―이여멀로 지지 않겄으∼ 켄스케! 두고 보라니께에!"
"그래그래…… 토우지도 말이야, 그렇게 몇 번이나 대전을 도전해 올 거라면 조금 더 강해진 다음에 하면 될 텐데."
"뭐시 어쪄어어∼
"켄스케, 컨디션이 좋나 봐?"
"뭐 그렇지. 라기보다 토우지의 컨디션이 나쁘다고 할까……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고 할까. 언제나 스트레이트 승리."
"그렇구나……"
"잠깐 기다려 보! 기건 내가 지지리도 못헌다고 허고 있는 거여!?"
"그런데?"
"뭐시 어쪄어어어어∼∼"
세 사람은 곧잘 함께 오락실에 간다.
그렇다고는 해도 신지는 NERV 의 훈련과 실험 등으로 따로 행동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는 않다.
그동안 토우지는 바보처럼 막무가내로 켄스케를 데리고 오락실에 가서 바보처럼 막무가내로 같은 게임으로 대전에 도전하여 바보처럼 막무가내로 계속 져 나가는 것이었다.
"대체 말이야…… 이렇게나 계속 지고 있으면서, 전법에 잘못이 있다거나, 캐릭터가 맞지 않는다거나, 다른 게임으로 대전에 도전한다거나 할 것 같은데 말이다아."
"기런 짓을 허는 녀석은 겁쟁이뿐이여! 믿는 길로 이겨서여멀로 사나이 아니겄으!"
"그러니까 이기면, 이잖냐…… 그건."
"뭐시 어쪄어어어어어어∼∼∼!!"
"자, 자아자아 두 사람 다…… 저기 봐, 오락실에 다 왔어."
평소 그들은 같은 오락실에 온다.
토우지와 켄스케는 쏜살같이 1층 안쪽에 있는 대전격투 게임이 있는 부스로 가 버릴 것이다.
두 사람의 기분이 내킬 때까지…… 랄까, 토우지의 기분이 내킬 때까지 신지는 2층의 퍼즐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여느 때와 같이 토우지들에게 말을 걸어 계달을 향해 걸음을 옮기려고 했을 때.
"옷호오∼…… 저것 보, 무쟈게 미인 아니여?"
토우지가 입을 헤에 벌린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신지는 토우지의 목소리에 반응하여 뒤돌아보았다.
토우지가 보고 있는 그 시선 끝.
그곳에 있던 소녀는…….
(……아스카!)
옅은 크림색의 원피스.
일본인과는 동떨어진 균형 잡힌 몸매.
UFO 캐처의 크레인을 노려보는 기가 세 보이는 눈동자.
반듯한 이목구비를 어루만지는, 허리까지 늘어진 밤색의 머리.
(아스카……)
"잇야아, 미인이구먼∼"
"정말이네…… 이런 애, 이 부근에 있었던가?"
"뭐여 켄스케, 니 정보망에도 걸리지 않았던 거여?"
"아아…… 정말이지,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말이야. 이건…… 비싸게 팔리겠어."
말하기가 무섭게 어디에 숨겨 두었던 것인지 예의 고화질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들고 파인더를 들여다보는 켄스케.
어이없어 하는 신지와 토우지.
톡 하고 아스카가 노려보는 크레인에서 경품이 미끄러져 떨어졌다.
퍼억!
"……난까지 마! 이 고철 덩어리! 맛이 간 거 아니야아!?"
욕을 퍼부으며 계속해서 기계를 발로 차는 아스카.
퍼억, 퍼억, 퍼억!
토우지와 켄스케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안 되겄으…… 아무리 미인이라고 혀도, 성격이 너무 나쁘구먼……"
진절머리난다는 표정의 토우지.
"아아∼ 기가 센 표정도 또한, 좋아! 이거 팔릴 거라구∼!"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면서 눈을 빛내는 켄스케.
"………"
쓴웃음을 짓는 신지.
"오우, 이제 됐잖으, 켄스케! 가자니께! 오늘은 지지 않을 테니까 말이여어∼!"
"잠깐만 기다리라구, 토우지. 앞으로 2, 30장 더 찍고 나서……"
"몇 장 찍을 셈이여어!!"
그런 소동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스카는 계속해서 신지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기계를 향해 욕을 퍼붓고 있다.
아스카의 아름다운 머리가 아스카의 발차기에 맞춰 좌우로 흔들린다.
신지는 조금 더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고 싶은 기분도 들었지만……
(뭐…… 됐어. 어차피 밤에는 본부에서 만나게 될 거고…… 아직 첫대면인데 뚫어지게 보는 것도 이상하잖아)
그렇게 생각하고 발길을 돌리더니 계단을 향해 걸어가려고 했다.
그 때…….
"……씨끄럽다구 썅!"
굵고 탁한 호통소리가 가게 안에 울려 퍼졌다.
신지가 뒤돌아보자 아스카와 모르는 남자가 서로 노려보고 있었다.
남자는 상반신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고, 거무스름하게 햇볕에 탄 피부에 빼곡히 문신을 새기고 있다.
아무리 봐도 제대로 된 남자는 아니다.
"니 녀석이 시끄럽게 떠들어대니까 죽어 버렸잖냐, 임마!"
"시끄러, 그건 네가 지지리도 못하니까 그런 거겠지!"
"뭐가 어째애!? 난 방금 전까지 최고 점수였다구!"
"하! 그런 게 어디 증거가 있는데?"
"봐라아! 아직 득점은 남아 있다 이거야!"
"흐∼응…… 이거, 독일에도 있었어. 이 득점이라면 내 반쯤 된다고 봐야 되나?"
"뭐·가·어·째·애애애애애애∼!? 야, 니네들! 이리 좀 와 봐!"
남자의 목소리에 가게 안에서 5, 6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모두들 역시 보기에 제대로 되어 보이지는 않다.
히죽히죽거리며 아스카를 바라보고 있다.
"어쩌겠다는 건데?"
"오오! 잠깐 좀 보자구!"
"야, 야아…… 위험하다구, 이거."
심상찮은 상황에 파인더에서 눈을 뗀 켄스케가 망연한 듯이 중얼거렸다.
"그려…… 내버려 둘 수도 없구먼. 역시 경찰을 불러야 허나?"
"필요없어."
그 목소리에 토우지와 켄스케는 놀란 듯이 돌아보았다.
신지는 가만히 앞의 모습을 응시하고 있다.
"그녀는, 강하거든."
그렇다…… 아스카는 강하다.
아마도 그 언저리의 불량배들로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더군다나 NERV 의 첩보부가 어디선가 호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아스카에게 불리한 상황이 된다면 그들이 움직일 것이다.
만약에 정말로 위험에 빠지게 된다면 나도 뛰어들자.
……싸움 같은 건 전혀 자신이 없지만.
하지만 아스카가 다치는 것보다는 그 편이 훨씬 더 나아.
"자아…… 이쪽으로 와 주셔야겠는데?"
뒤에서 나타난 남자 하나가 히죽거리며 아스카의 어깨에 손을 뻗었다.
아스카는 뒤로 스윽하고 물러나 그 손을 뒤집더니 그대로 남자의 턱을 향해 발끝을 차올렸다.
퍼걱!
"끄악!!"
"! 이 녀어∼∼언!!"
턱을 가격 당한 남자가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남아 있던 동료가 격앙했다.
모두가 일제히 아스카에게 덤벼든다.
아스카는 강했다.
신지는 그 강한 모습에 새삼 눈을 빼앗기고 있었다.
NERV 의 훈련을 받고 카지의 전술지도를 받고 있는 아스카에게 있어서 이 정도는 당연하다는 것이 분명하다.
덤벼드는 남자들을 차례차례 발로 차서 쓰러뜨려 나간다.
다리의 힘이 그렇게까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아스카는 정확한 판단과 타고난 몸의 가벼움, 급소에 정확히 명중하는 기술로써 불량배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아스카……)
아스카의 유례가 드문 강함은 그 아름다운 풍모와 눈동자에서 발산되는 강렬한 의지의 강함과 함께 심지어 「성스럽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었다.
이윽고 남자들은 모두 아스카의 발치에 엎어져 쓰러지는 꼴이 되어 버렸다.
"흥! 나랑 싸움을 붙겠다니 10년 이르다구!"
득의만면하여 아스카는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가게 주위에는 어느 새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있다.
아스카는 그것을 전혀 개의치 않고 만족스러운 듯이 미소짓더니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스카의 등뒤에서 처음으로 턱을 가격 당한 남자가 비틀거리면서 일어섰다.
"……이……잇…… 계·지입∼……"
짜내듯이 말하더니 손에 들고 있는 나이프를 휙! 하고 펼쳤다.
그것을 허리 높이에 두고 공격 자세를 취한다.
"위험해!"
신지는 외치는 것과 동시에 뛰어들고 있었다.
신지의 목소리에 놀라서 아스카가 뒤돌아본다.
남자는 의미불명의 말을 외치면서 아스카를 향해 달려든다.
그 순간, 신지의 뇌세포가 스파크를 일으켰다.
뇌리에 누군가의 모습이 스친다.
도저히 도달할 수 없을 만한 거리를 신지는 단숨에 좁히고, 신지는 아스카와 남자 사이에 파고들었다.
남자가 신지를 향해 나이프를 앞으로 찔러 왔다.
남자가 오른손에 든 나이프로 찔러 들어온다. 그것을 신지는 왼손으로 자신의 오른쪽으로 뿌리친다. 동시에 남자의 오른쪽 옆으로 파고들어간다.
뿌리친 왼손으로 나이프를 든 오른손을 잡는다. 몸을 뒤집어 남자와 같은 방향을 향한다.
그대로 손을 잡은 왼팔의 겨드랑이 아래에 남자의 오른팔을 끌어안고 체중을 남자 쪽으로 실어 동시에 다리를 걷어찬다.
오른손으로 남자의 오른 손목을 잡아 반대로 비틀었다.
"아윽!"
남자는 한심한 비명을 지르며 버둥거렸다.
오른팔을 신지에게 굳히기 당한 채 바닥에 엎어져 기는 듯한 자세가 되어 있다.
비틀어진 오른손에서 나이프가 떨어진다.
딸카―앙…….
그것은 말그대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스카는 눈앞에서 펼쳐진 상황을 어안이 벙벙하여 응시하고 있다.
"뭐여, 신지…… 저렇게 강혔던 거여."
토우지도 입을 반쯤 벌리고 멍하니 중얼거렸다.
켄스케가 카메라에서 눈을 떼며 응한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카리가 가장 놀라고 있는데."
"……정말이구먼."
정신을 잃은 남자로부터 떨어져서 일어난 신지는 주위에서 보고 있는 모두 이상으로 망연히 자신의 손바닥을 응시하고 있었다.
뭐지…… 지금의 그건.
아스카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지만……
그런 것을 내가 할 수 있을 리가 없어.
감각도 이상하게 날카로워져서 남자의 움직임이 슬로모션 같았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삐뽀, 삐뽀, 삐뽀, 삐뽀……
멀리서 희미하게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어여 도망쳐야 혀!"
토우지가 당황한 듯이 켄스케의 팔을 잡았다.
"가자니께! 어이, 신지!"
"아, 아아…… 이카리! 어서!"
켄스케와 토우지의 부름에 신지는 현실을 되찾았다.
맞다…… 도망쳐야 돼.
"알았어! 지금 갈게!"
두 사람에게 말을 걸고 뒤쪽을 돌아보았다.
그곳에 멍하니 서 있던 아스카와 눈이 마주친다.
신지는 생긋 미소짓는다.
"! 뭐……"
아스카가 말을 하는 것보다도 빠르게 신지는 그 자리에서 멀어져 간다.
"……뭐, 뭐야, 저 녀석……"
아스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신지는 인파 속으로 뛰어들더니 한 순간 좌우로 시선을 돌리며 그 중 한 사람에게 다가갔다.
코트로 몸을 에워싸고 선글라스를 쓴 남자.
신지는 그 곁에까지 다가가더니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을 만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뒷처리, 부탁 드려요."
"! ……알겠습니다."
살며시 끄덕이는 남자를 뒤로 하고 신지는 토우지들과 합류하더니 그대로 그곳을 달려 떠나갔다.
五十七
밤.
NERV 의 회의실과 같은 곳에서 아스카와 미사토가 나란히 서 있었다.
"아스카, 첩보부에서 온 보고서 읽었어∼"
미사토가 히죽히죽거리며 말을 건다.
"뭐가 말이야."
"오락실에서 소동을 일으켰다면서?"
"아아…… 그거."
아스카는 업신여기는 듯한 시선을 허공으로 보내더니 과장되게 어깨를 움츠려 보였다.
"역시 들켰었어? 그치만 그 불량배 녀석들, 엄청 짜증나지 뭐야아∼"
"너무 야단스럽게는 하지 말아 달라구, 아스카. 소동을 틈타서 칠드런 암살을 기도하려는 패거리들도 없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 말이야."
"네에네에, 시끄럽네 참. 대체 경비가 붙어 있을 거 아니야? 괜―찮아 괜―찮아"
"게다가 신짱도 있으니까 말이야아∼"
미사토의 말에 아스카는 의아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미사토는 팔짱을 끼고 계속해서 히죽히죽 웃고 있다.
"누구야? 그 녀석."
"들었다구우, 신짱이 구해 줬다면서어∼?"
"그러니까, 누구냐구 그게."
"나이프를 가진 난폭한 사내로부터 공주님을 지킨 남자아이가 있었잖아?"
"아아…… 그 녀석."
아스카는 그 때 소년이 지은 미소를 떠올린다.
………
아스카는 당황한 듯이 고개를 가로젓더니 미사토 쪽을 다시 돌아보았다.
"그 녀석, 미사토랑 아는 사이야? 잘 말해 두라구! 쓸데없는 짓이나 하고, 나 혼자로도 이길 수 있었는데, 쓸데없는 참견이란 말이야!"
"어머."
미사토가 과장되게 몸을 뒤로 젖혔다.
"그런 말을 해도 괜찮아? 앞으로도 구해 줄지도 모르는데에∼"
"하?"
"적어도 에바의 조종에 관해서는 아스카와 같거나, 그 이상이라구…… 신짱은."
씨익∼ 하는 표정으로 들여다보듯이 아스카를 보는 미사토.
아스카는 어안이 벙벙한 듯이 미사토의 말을 듣고 있었다.
"서, 설마…… 신짱이란 게……"
그 때, 딸칵 하고 문이 열렸다.
신지와 레이가 방 안으로 들어온다.
아스카는 입을 쩍 벌리고 신지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었다.
"죄송해요, 늦었습니다."
신지는 머리를 숙이면서 문을 닫는다.
그리고 아스카의 응시하는 시선과 신지의 시선이 마주친다.
신지는 아스카 쪽을 향하며 미소지었다.
"잘 부탁해, 아스카."
망연자실한 아스카.
# by | 2007/05/24 15:11 | 번역 : 소설 (2nd RING)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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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걸 바라보며 은근히 질투 포스 발산하는 레이~
하핫, 그것도 어떻게 보면 참 재미있는 구도가 될 것 같네요.
홍군님 오랜만에 뵙네요 ^^
하핫, 고생이 많으셨네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
인터넷이 안 된다는 게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습관이 안 들면 정말 불편하더군요.
다음 편을 보시면 궁금증이 풀리시리라 생각됩니다. ^^